(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쓰는 마지막 칼럼이라 여론조사 이야기를 더 하겠다. 선거법이 공표를 허용하는 마지막 여론조사 날까지 사흘이 남았다. 최근 여론조사가 민심을 정확히 포착했다면 국힘당의 처지는 4년 전보다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낸 한강 벨트에는 확실한 여당 우세지역이 하나도 없다. 동작(을)도 경합 우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경기‧인천에서 국힘당이 의석을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전·충청·강원·제주 분위기도 4년 전과 크게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번 칼럼은 데이터가 많았고 평소보다 길었다. 검찰독재 종식을 바라는 시민들을 힘들게 했던 2월 여론조사의 실체를 분석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고 말았다. 오늘은 데이터 없이, 너무 길지 않게, 오랜만에 복고풍 문장으로 쓴다. 주제는 ‘2월 여론조사 광풍이 소멸한 후의 총선 기상도 변화’다.선거 예측, 날씨 예보처럼 동역학(動力學) 써야 한다선거 흐름을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려면 정역학(靜力學, statics)이 아닌 동역학(dynamics)을 써야 한다. 날씨 예보를 하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글이 길다. 평소의 두 배 넘는다. 칼럼이라기보다는 보고서에 가깝다. 주제가 여론조사라 여러 데이터를 소개하고 해석해야 해서 짧게 쓰기가 어려웠다. 미리 독자들의 양해를 청한다. 어렵지는 않으니 안심하시라. 술술 읽을 수 있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수수께끼로 가득한 2월 총선 여론조사총선 여론조사 흐름이 달라졌다. 2월 첫 주가 시작이었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와 국힘당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정부를 지원하려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 비율도 함께 높아졌다.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간호법과 노란봉투법 정도도 처리하지 못한 민주당윤석열 대통령은 벌써 법률안 아홉 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곡관리법, 방송법, 김건희특별법, 대장동50억클럽특별법, 이태원참사특별법 등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난 사건이나 상황과 직접 얽힌 법률안이다. 대통령이 내놓은 거부권 행사 이유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주제가 아니어서 그냥 넘긴다.하지만 간호법과 노란봉투법은 달리 볼 측면이 있다. 간호사 단체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간호사의 지위와 역할을 법률로 명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30% 선이 무너진 최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어떤 비평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듯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본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1년 반 넘게 고착되어 있다. 추세가 바뀐 적이 없다. 특정 여론조사 회사의 특정 시점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 평가 비율이 40%를 넘기거나 30% 아래로 떨어진 사례는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모든 여론조사의 긍정·부정 평가 비율을 월별로 합산하면 시계열 그래프는 각각 35%와 60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이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판세는 어떠한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늘 그렇듯 비평가들은 여러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가을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선 결과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던 진행자 김어준 씨는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현재 상황을 ‘민주당의 절대 우세’로 진단한다. 반면 정치비평을 주도하는 선임기자 성한용 씨는 한국갤럽의 1월 셋째 주 정기 여론조사 결과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뛰었던 이근형 씨의 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른바 ‘쌍특검법안’을 재의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한 것이다. 쌍특검법안은 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을 수사하도록 한 법안이다. 국회가 의결하기도 전에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터라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야당 의석이 의원 정수의 2/3에 미치지 못하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곡관리법‧간호법‧노란봉투법‧방송법처럼 ‘쌍특검법안’도 부결 폐기될 전망이다.그냥 “싫어, 안 할래!”를 굳이 중언부언한 거부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몇 달 전 에서 나는 프란스 드 발의 책 ‘침팬지 폴리틱스’에 기대면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그럴듯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의 날 행사에서는 드 발의 후속작 ‘차이에 관한 생각’ 제9장을 원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말로가 비참하리라 예측했다. 일부 ‘친윤’ 정치인과 ‘친윤’ 언론인들은 사회생물학 이론을 활용해 정치를 분석한 것을 윤석열 대통령과 국힘당에 대한 비하행위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대통령을 침팬지 수준으로 깎아내려 조롱했다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2022년도 수출 세계챔피언은 중국이다. 수출 점유율이 세계 수출총액의 15퍼센트에 육박했다. 2위 미국의 점유율은 8퍼센트 조금 넘었고, 3위 독일은 7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 원래 그런 건 아니었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해 국제 분업 시스템에 들어오기 전에는,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미국의 수출 규모가 커지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독일이 수출 챔피언이었다. 그때 독일 사람들은 어떤 수출품을 최고의 자랑거리로 여겼을까. 벤츠 승용차도 아니고 지멘스의 고속전철도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유럽 출장을 다녀오느라 칼럼을 두 차례 쉬었다. 그런데 그 한 달 동안 터진 사건이 하나둘이 아니다. ‘다이내믹 코리아’가 헛말은 아니다. 큰 것만 간단히 살펴보자.최근까지 어느 신문에 민주당을 저주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칼럼을 썼던 박민 씨가 정말 이상한 절차를 통해 KBS 사장이 된 후 ‘공영방송’을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는 KBS를 ‘땡윤뉴스’ 송출하는 ‘관영방송’으로 개조하는 중이다. 집권당 혁신위원장이 된 인요한 씨는 영남 다선 국회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내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투표율은 50퍼센트 가까웠고 득표율 격차는 17퍼센트를 넘겼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여론조사 아닌 실제 투표로 드러난 건 6월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었다. 보선 이후 여론조사 추세는 간단히 요약할 수 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국힘 당내 민주주의의 붕괴대한민국의 집권당 ‘국민의힘’은 특정한 이념 성향과 문화를 지닌 정치집단이다. 반면 ‘국민의 힘’은 이념 성향과 무관하게 쓰는 말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국회가 곧 심의를 시작할 2024년도 예산안의 최대 관심사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다. 내년도 정부 지출은 올해보다 2.8% 늘었는데 연구개발 예산은 16%나 줄어든 26조 원에 그쳤다. 국회가 원안을 그대로 가결하면 33년 만에 처음으로 연구개발 예산이 전년도보다 감소한다. 지난 정부 때 5%를 넘겨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정부 총지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3.9%로 급락한다.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국가과학기술 바로세우기 과학기술계 연대회의’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끝내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을 치울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 때 육사 교정에 나란히 세웠던 다섯 흉상의 주인공은 일본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한 이회영 선생이다. 한마디로 우리의 독립전쟁영웅들이다.이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는 이런 주장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를 육성하는 것이 육사의 정체성이다.” 신원식 국방부장관 지명자는 같은 견해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다고 하자. 길이 50미터, 폭 25미터, 평균 수심 2미터인 수영장에 누가 오줌을 눴다. 그 사람을 A라고 한다. 목격자들이 물 밖으로 뛰쳐나가 소리를 질렀고 안전요원들이 달려와 A를 끌어냈다. 수영장 관리자는 안내방송을 해서 이용자를 모두 나가게 하고 물을 빼고 수영장을 소독했다. A를 업무방해혐의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A는 수영장 안에 오줌을 누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잘못이냐면서 앞으로도 올 때마다 오줌을 눌 것이라고 했다. 평소 A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KBS를 어떻게 하려는 건가정부가 방송법 시행령을 고쳐 TV수신료를 KBS가 직접 징수하게 했다. 지금까지는 한국전력이 수신료 2500원을 전기요금과 함께 걷어주었다. 한전이 징수 대행 수수료 169원을 가져가고 남은 2331원 중에서 2261원은 KBS가, 70원은 EBS가 받았다. 방송법에 따라 일반 가정은 가구당 TV수신료 월 2500원을, 영업시설은 보유 텔레비전 수에 2500원을 곱해서 돈을 내야 한다. 납부 거부자가 늘어나거나 징수비용이 많이 들 경우 KBS와 EBS는 수입 감소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라 국민이다. 국회는 대의기구이고, 국회와 국민을 이어주는 정당도 마찬가지다. 당원들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 당원의 목소리가 중요하지만 국민의 목소리에 우선할 수는 없다.” 6월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송갑석 의원이 한 말이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들 하지만 당원 투표로 국회의원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정당은 국고 보조를 받으면서 민의를 수렴하는 도구이고 당원은 그 안에서 활동한다.” 6월 15일 CBS 에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KBS2 시사비평 프로그램 에 갔더니 진행자가 물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여전히 유효한가요?” 어떤 시민이 거리에서 나를 붙들고 말했다. “정말 나라 안 망하나요? 망할 것 같아 무서워요.”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대한민국, 멍들고 상처 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이 정도론 죽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하겠다.카를 포퍼의 위로20세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5주기를 앞두고 『노회찬 평전』이 나왔다. 평전을 읽으며 웃음 띤 그의 얼굴을 떠올리고 우리를 웃겼던 그의 말을 다시 듣는다. 장마와 무더위를 견디는 데 큰 힘이 될 듯하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여러 정치인들이 엉뚱한 맥락에서 그 이름을 들먹이고 있다.먼저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다. “노회찬 형이 계셨다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해 윤석열 검찰독재를 막아내고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텐데, 지금 상황을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진다.” 대선 패배의 아쉬움을 토로할 수는 있다. 그렇지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6월 8일 「한국일보」 칼럼에 내가 나왔다. ‘아직도 뭘 혁신해야 하는지 모르는 민주당’, 제목부터 혐오감와 적대감이 뚝뚝 흐르는 글이었다. ‘편집자주’에 따르면 그 칼럼을 쓴 ‘청년정치크루’ 대표 1988년생 이동수 씨는 ‘뉴웨이즈’ 캐스팅 매니저인 1993년생 곽민해 씨와 함께 「한국일보」 지면에서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와 한국사회를 논한다고 한다. 다음은 칼럼의 마지막 단락이다.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칼럼 연재 반년을 맞았다. 오늘이 열다섯 번째다. "하필이면 왜 「시민언론 민들레」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었다. 「민들레」의 기사는 포탈에 없다. 내 칼럼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민들레」가 있는지도 모른다. 굳이 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다. 그런 신문에 칼럼을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묻는 것일 게다.맞다. 옳은 지적이다. 내 칼럼은 세상을 조금도 바꾸지 못한다. 그런데도 나는 쓴다. 왜? 나를 지키고 싶어서다.